비즈니스에서 상대를 사로잡는 법#2

부하를 움직이는 기술

관계의 힘이 한층 더 강화되어 부하가 상사에 대하여 거의 맹목적 관계가 되고, “팀장님은 대단해, 팀장님처럼 되고 싶어”라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동일화(identification)’ 라고 한다. 이것은 관계파워중에서도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열광적인 야구팬이 야구중계를 보면서 좋아하는 선수와 같은 기분이 되어 그 선수가 타자석에 설 때마다 웃고 울고 하는 경우가 있다. 젊은 여성들이 ‘저 아이돌 스타처럼 되고 싶어’라고 생각하여 그 옷차림과 화장을 따라하면서 유행이 되는 경우도 있다. 이것들도 동일화의 일례이다. 샐러리맨의 세계라면, ‘사장님 같은 권력을 가지고 싶다’ , ‘회사에서 영향력이 있는, 저 부장님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라는 기분이 동일화의 전형적인 예가 될 것이다. 또한 어떤 정당이나 종교집단 안에서는 간부의 표정이나 말투가 그 집단의 리더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 그것이 바로 리더의 구심력(카리스마)이 강하고 동일화의 메커니즘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동일화에 의해서 부하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상사는 우선 부하에게 아이돌 스타가 될 필요가 있다. 부하가 동일화의 방향으로 들어섰는가를 알아채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은 사고방식, 같은 행동을 취하려고 하는가를 보는 것이 열쇠가 된다. 사고방식과 행동뿐만 아니라 입버릇도 닮아가고, 헤어스타일과 옷차림까지 비슷해지고 있다면, 상당한 정도로 동일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해도 좋다.동일화가 상당히 진행되면 ‘팀장님처럼 되고 싶어’라는 막연한 바람에 그치지 않고 인생관과 가치관마저도 공유하려고 한다. 거기까지 동일화가 진행되면 부하는 어떠한 무리한 목표와 일을 부여해도 거부하지 않고, 목표달성을 위해서 전력으로 노력할 것이다. 그것도 부하는 상사가 시켰기 때문이 아닌 ‘이건 나도 하고 싶었던 일이다’라고 진심으로 생각하며 일에 매진하는 것이다. 부하를 마음대로 움직인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이 상태로까지 이끌어오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슈퍼 관리직이 아닌 한 그렇게까지 되기는 힘들다. 안타깝게도 슈퍼맨이 되기 위한 간단한 테크닉이란 없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은 부하가 인격 수준으로 동일화되고 싶어하는 상사가 되도록 항상 자기계발에 힘쓰는 수밖에 없다. 부하의 강한 동일화의 대상이 될 만한 슈퍼 관리직은 좀처럼 눈에 뜨지 않지만, 그것과는 반대로 어느 직장에나 한 명 정도는 반드시 있는 것이 “저 사람처럼 되고 싶지 않아”라고 하는 형편없는 관리자, 이른바 ‘반면교사(反面敎師)’ 이다.

물론 부하는 형편없는 관리자라 해도 그가 인사고과를 행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놓고 방해하는 짓은 하지 않는다. 지시나 명령을 무시하는 일은 없지만 지시 받은 범위에서만 일을 하고, 상사의 생각을 헤아리는 행동은 일단 하지 않는다. 상사에게 아무런 제안도 하지 않고, 잘못된 지시를 내려도 그것을 지적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하의 행동과 태도는 ‘대항 동일화(anti-identification)’로 설명할 수 있다. 싫다는 감정이 깊어지면, 그 사람이 하는 일이 전부 마음에 들지 않게 된다. 일하는 방식이 맘에 들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그 사람의 사고방식과 인생관까지 포함된 전 인격을 부정하려고 한다. 그 사람이 좋아하는 음식까지 싫어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부하의 대항 동일화의 대상이 되는 상사는 그 직장에서는 어떤 성공도 할 수 없다.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 외에는 어떤 해결책도 없는 것 같다. 직장에서 “팀장님은 누구를 편애하고 있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는데, 편애하고 있는 상사와 편애를 받고 있는 부하의 사이에는 강한 동일화가 작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동일화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사와 부하에게 일을 시키면, 일의 방법에 대해서 세세하게 지시를 하지 않아도 부하는 상사가 생각하고 있는 방법으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상사에게 높이 평가받는다.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도 상사가 만족하는 것이고, 평가는 점점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자연적으로 상사에게 있어서 그 부하는 단순히 ‘신뢰할 수 있는 부하’로 위치가 매겨진다. 그리고 이 관계가 주위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편애’로 비쳐지는 것이다. 회사라고 하는 조직에서 보자면, 상사와 부하가 강한 신뢰관계로 맺어져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그대로 열심히 하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편애한다는 뜬소문이 돌아도 인사관리상 누구 하나를 이동시키는 일은 웬만해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문제는 정기 인사이동으로 상사가 교체되는 경우이다. 전임 상사와 동일화하고 있던 부하는 끝까지 전임 상사를 따르려고 한다. 그리고 신임 상사에게 반발심을 느끼고, 원래 가지고 있던 힘조차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주위에서는 “편애해 주던 팀장이 없어지니까 그에 대한 평가가 갑자기 떨어졌다. 이것이 진짜 그의 실력이다”라는 말들을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건 사실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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